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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사랑/마루아라

마루에게 (마루가 떠난지 한 달 째 되는 날의 편지)

by 김 사랑 2025.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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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야!

너무너무 보고 싶은 마루야!

벌써 4월 20일이네..

너 떠난지 한 달이 됐어

예상은 했지만 네가 떠난 후로 몸은 정말 편한데 마음이 괴로워서 살 수가 없어.

그래도 네가 누나 힘든 거 원치 않을테니까 누나가 많은 힘을 내고 있어!

 

어제 GPTchat한테 네가 천국에 있는 모습을 그려 달라니까 이렇게 그려주더라

근데 이름을 마무라고 했지 뭐야

그래서 '마무'라고 하지 말라고 '마루' 라니까 다음부턴 MARU라고 쓰더라 ㅎ

 

네가 떠나던 그 자리 침대보며 네 쿠션이며 이불이며 그대로 뒀어

아무것도 안 빨았어

그냥 마루 냄새랑 마루 털 한가닥이라도 떠나 보내기가 싫어서 그냥 그대로 뒀어

그리고 누나 서랍장 있잖어

거기 위에 매일같이 물이랑 사료랑 간식 종종 올려 두고 향초도 올려두고

마루가 좋아하던 인형도 두고 산책할 때 끼고 나갔던 하네스랑 이런 것도 놔뒀는데 혹시 봤어?

엄마도 아침 저녁으로 오셔서 너한테 인사해

 

아침에 알람 맞추고 일어나서 네 약 먹이고

하루에 너 7번이나 약 먹었었잖아 밥도 두끼 꼬박꼬박 누나가 먹여주고.

그런게 없으니까 누나 살이 막 찐다 안움직이니까 ㅎㅎ

누나 먹성 어디가겠니 너 떠나고 이틀 동안은 아무것도 안먹어도 배고프지가 않더라

참 신기한 경험했어

코로나 걸리고 독감 걸리고 그래도 먹는 건 기가막혔었는데

단 이틀 뿐이었지만 신기했다 이말이야 ㅎㅎ

 

 

우리 마루. 누나 웃고 떠들어재끼는 거 참 좋아했었잖아 그치

울면 자리 피하구 스윽 가고

엄마랑 누나랑 막 언성 높아지면 방으로 들어가서 그냥 자고..

누나가 참 미안해

안싸우려고 결심결심결심을 해도 엄마 말 듣다 보면 나도 모르게 같이 싸우고 있더라

마루가 얼마나 마음이 불편했을까

정말 미안해

그리고.. 마루 네가 이 말 진짜 싫어할지도 모르겠지만

네가 아프게 된 건 누나 탓이 커.

누나 때문에 아프게 되서 그렇게 빨리 하늘나라로 갔다고 생각해...

사실이든 아니든, 이 세상에 남아 있는 누나가 너무 힘드니까

네가 떠난 것도 모자라 그 탓이 내 탓이라고 생각하며 사니까 사는게 지옥이지만

그래도 팩트는 팩트니까.

그래서, 지금에 와서 미안하다고 하면 무슨 소용있겠냐만은...

그냥 잘못했어 누나가. 병주고 약줬네 우리 마루한테...

평생 사죄하는 마음 안고 살거야.

정말 미안해 마루야.

정말 미안해..

 

누나가 너 투병하면서 열심히 했다곤 해도

불평불만도 늘어뜨리고

너 마음 불편하게도 하고

네 앞에서 매일 울고 한숨쉬고...

네가 얼마나 눈치 봤을까 싶어.

누나가 너무 부족한 인간이라 그래

너무 미안하고...

잘못했어 누나가

 

 

마루야

누나가 너 떠나고 누나 클라우드랑 핸드폰에 저장되어 있는 영상이랑 사진 다 봤거든

조만간 정리해서 앨범으로도 만들고 그러려고.

유튜브에도 올리고 싶긴 한데,

마루 아라 채널에다가 그냥 막 올려놔야겠어 ㅋㅋ

무료 클라우드 +_+ㅎㅎ

 

 

어제 GPT 한테 여러가지 그림 그려달랬는데

마루 네가 누나 품에 안겨 자는 모습도 그려 달랬거든? 봐봐

 

 

아니 근데 누나랑 너무 다르지 않니?

못생겼다니까 점점 마음에 안들게 그려주는거 있지

ㅋㅋㅋㅋㅋ

근데 마루 네 얼굴은 너무 똑같아

너무 사랑스러워 너무 예쁜 우리 마루 ㅠㅠ

 

 

이건 네가 천국에서 맛있는 거 먹는 모습 그려 달라니까 이렇게 그려주네

우리 마루.. 입맛있을 때 누나가 먹을거 막 많이 주고 그럴걸..

근데 시간을 돌이켜서.. 네가 언제 떠날지 모르는 상황이라면..

신장 기능 안좋아질까봐.. 누난 그 때도 못줄거 같아

근데 너 그래도 어렸을 때 햄버거 1개랑 피자 반판은 막 먹었었잖아 누나 몰래

만두도 먹고...

ㅋㅋㅋ

아니 그 때 그래도 탈이 안나서 너무 다행이야

그 때 네가 거의 두세살? 이랬을 때 같은데

구토도 없고 설사도 없었잖어

참 다행이었지 뭐야 딴 건 몰라도 만두는 파 같은게 들어가서 위험하다고 그랬는데 그 때 의사 선생님한테 물어보고 그랬었잖아

별 일 없었으니 다행이라곤 하셨지만 우리 쳐다 보는 그 눈빛이 왜그랬냐 하는 눈빛이셨어

 

 

우리 마루 그나마 식욕있었을 때 고구마 한 개씩 먹구

오렌지도 한 개씩 먹고 그랬었지?

우리 마루가 강아지별로 언제 여행을 떠날지 모르니 마루 입맛있을 때 맛있는 거 풍족하게 못주고

간식도 못주고.. 매일 맛없는 신장/심장에 그나마 무리 안가는 간식으로 주다보니 제한적이구...

그게 너무 속상하다

 

마루야

네가 너무 보고 싶어

우리 마루가 떠나기 전에 누나랑 침대에 둘이 누워서 얘기했던거 생각나?

누나가 이런 저런 얘기 한참 하구

우리 마루 예쁘다, 사랑한다 계속 말해줬었잖아

너 떠나기 직전에 너무 당황하고 놀라서 안아주지 못해서 그게 후회로 참 많이 남네

떠나기 직전까지도 네가 떠난다는 생각을 못했어..

마루야 네가 그 시술을 안받았다면

우리 마루는 좀 더 누나 곁에 오래 머물 수 있었을까?

근데 안해도 후회했을 것 같고 그래..

누나는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지만 마루 49재도 하고 싶고 온갖 미신이라도 다 지켜서 우리 마루를 잘 보내고 싶어.

마루야

마루야

사랑하고 사랑하는 마루야

소중하고 귀엽고 작은 내 동생 마루야

너무너무 사랑한다 정말

너무너무 보고 싶고

너무너무 냄새 맡고 싶고

발바닥 만지고 싶고

안고 싶고

뽀뽀해주고 싶고

사랑한다 말해주고 싶고

천 번 이상은 말한 거 같지만

더더 더 말해주고 싶다

사랑해 마루야

마루는 평생 누나 가슴에서 살아 있을거고

널 영원히 그리고 사랑할거야

언젠가 누나가 여행을 떠날 때 우리 마루를 한 번이라도 보고 싶다.

우리 마루가 영혼이 있다면

누나 그리워 하지 말고 기다리지도 말고

이 세상에서의 시간은 잊고 행복했음 좋겠다

심장에 무리 가서 산책도 못했던 마루가 그 곳에선 아무리 달려도 지치지 않는 심장과 폐를 갖고 신이나게 달렸음 좋겠어

만두 피자 햄버거 이런거 아무리 먹어도 문제 없는 신장

진짜 환생이 있다면 (이것도 불교긴 하지만 지금 종교 따질 때가 아님)

우리 마루 정말 정말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마루가 원하는 걸로 태어나서 건강하게 잘 살았음 좋겠다.

누나가 또 편지쓸께

 

 

누나가 제일 사랑하는 우리 마루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우리 마루

 

 

 

 

2023년 12월 7일 22:32

무슨 게임할지 고민하는 마루
#게임하는강아지

네가 고개 돌리면서 누나 바라볼 때 천천히 깜박하는 그 눈빛이

누나를 사랑한다는 표정이었다는 걸 이제 알았네

사랑한다 마루야

예쁘고

의젓하고

몸매 멋있고

착하고

강인하고

단정하고

똑똑하고

세상에서 제일 멋진 우리 마루

진짜 심장 말고는 다 튼튼하고 좋았던 마루.

누나에게 사랑주고 가서 고마워

정말 고마워

네가 있어서 정말 행복했어

정말이야 사랑해...!

 

 



더운 기운이 올라 오면 배깔고 누워 있던 걸 좋아하던 마루

 

우리 마루 우리 집에 온지 얼마 안됐을 때, 너무 귀여워

 

누나가 뉴욕에서 사다준 새옷입고 공원 산책

 

브라운아이즈 우리 마루 ㅎ

 

착하고 귀여운 형제 마루와 아라

 

우리 마루 차에 타서도 참 얌전히 잘 있어요 의젓한 우리 마루

 

 

엄마가 찍어준 우리 마루와 아라

 

한 겨울, 눈 밟으며 즐겁게 산책하던 시절

 

예쁜 리본 목에다 한 번 둘러보고 예쁘다니까 편하게 침대에 누워 있는 마루 ㅎ

 

낙엽이 아름답게 떨어지던 어느 가을, 우리 마루와 아라

 

누나가 캐나다 나이아가라 폭포 기념품샵에서 사온 강아지 장난감 ㅎㅎ 빨리 달라고 서 있는 마루와 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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