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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TV

[스포주의]괜히 봤다 '폭싹 속았수다' 오애순의 시 '두고 가는 마음에게'

by 김 사랑 2025. 4. 1.

 

대문자 트리플 F 감성인 저는

인턴 영화에서 할아버지가 세상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웃는 모습에도 눈물을 흘리는 저 입니다.

그냥 모든게 느껴지기도 하고 감정 이입을 너무 잘해서.. 이거 배우 해야 되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의 감성인데

이번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는 지금 저에게 너무 힘든.. 드라마이자 위로가 된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너무 악을 많이 질러서 보기 힘들긴 했었습니다.

 

3월 20일에 마루가 떠난 후 가만히 있으면 너무 괴롭고 눈물만 나서 정신을 흐트러뜨릴려고 드라마나 유튜브를 계속 틀어놓고 살거든요 지금도

그러다가 펜트 하우스가 엄청 인기였잖아요 근데 안봤단 말이죠

그래서 시작하고 시즌 3개를 다 몰아봤는데 너무 악을 많이 지르니까 보기가 힘들더라고요

그래도 끝까지 그럭저럭 재미있게 보긴 봤어요

그런데 폭싹 속았수다도 초반에 좀 악다구니를 지르는 장면이 많아서 뭔가 보기가 힘들지만 재미있어서 계속 보게 되었습니다.

 

 

폭싹 속았수다는 16부작의 넷플릭스 시리즈입니다.

보통 넷플릭스 시리즈는 한 번에 모든 회차가 나와 정주행하기 좋았는데

폭싹 속았수다는 4주에 걸쳐 4회 분씩 업데이트 되었었습니다.

4화까지 보고 기다리기 힘들다.. 그냥 몰아볼껄 그랬었는데

펜트 하우스 시리즈 3개를 다 몰아보고 나니 폭싹 속았수다 모든 회차가 업데이트 되었더라고요.

 

요새 마루 때문에 너무 마음이 슬퍼서 볼까말까.. 보면 또 엄청 울 것 같은데... 망설이다 궁금하기도 해서 봤는데

역시나.. 회차가 거듭될 수록 어찌나 눈물이 많이 나던지.

 

어재(3/31) 모든 회차를 다 보고

보다가 너무 마음에 와닿는 대사가 있어서 옮겨 적어 봅니다.

 

 

 

애순 : 나 당신 덕에 하루도 안 외로웠어

하루도

그런 인생 또 어딨어

 

 

관식: 애순아

 

 

애순: 응?

 

 

관식: 나 부탁하나 있는데

나 막판에

너무 울지마

오애순이가 울면

나는 그렇게 죽을 맛이데

그럼 나 너울너울 못 가.

내가 막판에

정말로 보고 가고 싶은 거는

당신 웃는 거

당신 그, 웃는 통에 내가 얼마나 한평생 신이 났는데

폭싹 속았수다 16회 중 나온 대사

 

 

 

 

 

왠지 마루가 저에게 해주는 말인 것 같았습니다.

너무 울지마, 니가 울면 그렇게 죽을 맛이데. 그럼 나 너울너울 못가...

내가 막판에 정말로 보고 가고 싶은 거는 당신 웃는거.

당신 그 웃는 통에 내가 얼마나 한 평생 신이 났는데...

ㅠㅠ

마루가 꼭 나에게 해주는 말 같아서.

정말 죽기 전에는 이런 마음일까 싶어서

가슴이 미어지게 아팠습니다.

하지만 남은 사람입장에서는 어떻게 웃어줄 수만 있을까요

 

 

 

 

폭싹 속았수다는 연출 김원석, 극본 임상춘 입니다.

김원석님은 드라마 감독이며 KBS 27기 출신입니다.

정말 많은 드라마 연출을 하셨지만 미생, 시그널, 나의 아저씨, 아스달 연대기를 연출하셨던 분이고요.

임상춘 작가님은 쌈, 마이웨이, 동백꽃 필 무렵의 작가님 이십니다.

임상춘 작가님은 필명 때문에 남성 작가로 오해하기도 하나 여성 작가이시며 생각할 상에 넉넉할 춘의 의미라고 하네요.

 

 

진짜 미생 시그널 나의 아저씨 동백꽃 필 무렵 다 재미있게 봤던 드라마인데

그래서 취향에 맞는 것도 있었지만

배우들 연기가 모두 정말 대단했습니다.

 

 

등장인물

오애순 역 아이유/양관식 역 박보검/오애순 역 문소리/양관식 역 박해준/박막천 역 김용림/김춘옥 역 나문희/전광례 역 염혜란/권계옥 역 오민애/염병철 역 오정세/나민옥 역 엄지원/부상길 역 최대훈/박영란 역 장혜진/박충수 역 차미경/최양임 역 이수미/홍경자 역 백지원/오한무 역 정해균/김충섭 역 김선호/박영범 역 이준영/양은명 역 강유석/부현숙 역 이수경

 

주연을 비롯해 조연이신 분들도 정말 너무 유명하신 분들이고 연기로는 흠잡을 곳이 없어서 드라마를 보는 내내 집중을 안할 수가 없었던 연기였던 것 같습니다.

 

특히 오애순역의 엄마로 나오셨던 전광례. 염혜란님은...

그냥 나와도 눈물이 나

ㅠㅠ

 

그리고 부상길역의 최대훈님 ㅠㅠ 

학씨!

ㅠㅠ

너무 웃겨 ㅠㅠ 짠하고 ㅠㅠ 

 

 

온 마음 가득히 관식의 사랑을 받은 애순은

세월이 흐르며 그 사랑은 견고해지고 한치의 의심없던 그 마음으로

애순은 이제 관식이 떠나도 그 따뜻한 마음을 계속 갖고 살아갈 힘이 있다는 것이겠죠

사랑하고 소중한 내 님이 그렇게 고생을 많이 하고 떠나는 그 마음이 오죽할까요

 

 

https://youtu.be/biq3XcHgXqQ?si=vW_IDaxnMhaJrsR0

 

 

한 번은 말해 줄걸

말해 줄걸

아빠가 그렇게 서 있는 동안

아빠에게만 눈이 내렸나 보다.

-수능보러 들어가면서-

 

아빠의 겨울에 나는 녹음이 되었다.

그들의 푸름을 다 먹고 내가 나무가 되었다.

-결혼식장에서-

 

 

금명이는 정신적 금수저가 아닌가 싶다.

정신적으로 풍요롭기에 모든 고난에서 이겨낼 힘이 생기고 나는 혼자가 아닌 가족들이 있다는 것...

그 가족이 비록 속도 썩이고 금전적으로 힘에 붙일 때도 있지만

그 때마다 가족들은 보이지 않는 가족들의 힘으로 그 고됨을 이겨낸다.

 

 

내가 이 드라마를 보기 전에 망설였던 것은

모든 감정선에 이입하고 또 감정에 휘말리다 보면 눈물이 나고

눈물이 나다보면 떠나간 마루 생각이 나기 때문이다.

마루는 심장병으로 9개월 간 투병을 하다 강아지 별로 떠났다.

내 가족 이상의 존재이기에..

마루가 하루라도 더 함께 할 수 있기를 빌고 또 빌며 하루를 지내왔었다.

이 드라마를 보면 찢어지게 가난하고

갖은 고난을 겪으며 성장하는 가족을 보여준다.

관식이의 무한한 사랑, 그 사랑을 먹고 자라나는 애순의 사랑

그 사랑과 사랑이 더해져 만난 금명이와 은명, 그리고 동명

이들을 위해 사랑하고 희생하고 아낌없이 해주고 싶은 그들의 마음이

어쩐지 내 마음과는 조금 비슷하지 않을까...

그리고 떠나가는 마루의 마음은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

 

만약 모두가 건강하고 내가 슬픈 일이 없다면

드라마 자체로 그냥 그 자체로 눈물이 나서 엉엉 울긴 했을거다.

 

 

 

두고 가는 마음에게 

 

제주 오동동. 오애순

 

어려서는 손 붙들고 있어야 따신 줄을 알았는데

이제는 곁에 없어도 당신 계실 줄을 압니다.

 

이제는 내게도 아랫목이 있어,

당신 생각만으로도 온 마음이 데워지는 걸.

낮에도 달 떠있는 것 아는 듯이 살겠습니다.

 

그러니 가려거든 너울너울 가세요.

 

오십 년 만에 훌훌, 나를 내려 두시고.

아까운 당신. 수고 많으셨습니다.

아꼬운 당신. 폭삭 속았수다.

폭싹 속았수다 16회차에 나오는 오애순의 시

 

 

2025.03.29 아이유

"밤 산책"

짙은 어둠이 내려앉은 이 거리엔

낭만 속에 뛰놀던 우리가 있고

지난 시간이 배어 있는 이 거리는

너와 달빛을 베고 기댔던 곳

 

알아 다 지나버린 일인데

걸음마다 따라오는 우리 함께한 시간이

그저 이렇게 걷다 보니 하나둘씩 떠올라

밤공기에 실려 온 그리움이 번지네

 

지친 하루의 고민들을 내려놓고

찬 바람을 등지고 함께 걷던 길

나무 그림자 사이마다 널어놓은

사랑했던 장면과 이야기들

 

알아 다 지나버린 일인데

걸음마다 따라오는 우리 함께한 시간이

그저 이렇게 걷다 보니 하나둘씩 떠올라

밤공기에 실려 온 그리움이 번지네

 

혼자 걷는 이 길

가는 한숨에 널 덜어내고

이 긴 어둠에 안겨 위로받네

 

알아 다 지나버린 일인데

걸음마다 따라오는 우리 함께한 시간이

그저 이렇게 걷다 보니 하나둘씩 떠올라

밤공기에 실려 온 그리움이 번지네

 

 

 

 

 

오랜 만에 멋진 드라마를 봐, 좋았다.

감정선을 쉽게 건드리는 싸구려가 아닌

사람 마음의 감동을 주고 교훈을 주는

드라마였다.

한 번 태어난 인생 신나게 하고 싶은 것 다 하며 놀아 재끼는 것도 필요할 수 있겠지만,

난 아름다운 사람으로 남고 싶다.

나중에 우리 마루를 꼭 다시 만나기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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